연구자2014. 7. 31. 17:34

 

일반적으로 고령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UN이 정한 기준이 널리 쓰이고 있는데, UN은 연령구조에 따라 한 나라의 인구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 미만인 국가는 유년인구국, 4~7%인 국가를 성년인구국, 7% 이상인 국가를 노년인구국이라고 구분했다. 또 고령화 사회는 노인인구 비중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 사회는 14% 이상인 사회를 일컫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령화를 ‘조용하게, 거의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지만 점차 속도가 붙어 앞으로 25년이 지나면 그 윤곽이 분명해질 사회혁명’으로 정의했다. 고령화가 ‘혁명’에 비견될 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WHO는 그 이유로 고령화 파동이 가족, 일상생활, 고용정책, 의료보험, 연금제도, 재정, 산업 등 사회 전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UN은 <세계인구 고령화 1950~2050 보고서>에서 오는 2050년이 되면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14세 이하의 아동인구를 추월하는 ‘인구의 대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비상경계령을 발동했다. 이들의 미래예측대로라면 밑부분이 넓은 삼각형으로만 알았던 인구피라미드는 역삼각형으로 바뀌어 인구 피라미드의 머리부분이 더 무거워지게 되고 이는 곧 젊은이들이 노인들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저출산·고령화가 몰고 올 문제들은 감당해 내기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2013년 인구피라미드/통계청>                         <2050년 인구피라미드/통계청>

 

 

 

한국의 고령화 추세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2.2%, 2017년에는 14%로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령사회로 진입한 후 10년 뒤인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리란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 전망 / 통계청>

 

1864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프랑스는 고령사회로 가는데 115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우리 이전에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전됐다고 하는 일본의 경우도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걸린 시간이 24년으로 우리보다 7년이나 늦다. 우리나라는 반세기 이상에 걸쳐 고령화가 진행된 선진국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에 반해 정부의 고령화 문제에 대한 대책은 매우 부족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의료, 복지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치게 될 영향력에 대해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고령화 시대의 문제점

1) 노동력 부족

고령화는 생산이 가능한 연령층(15~64세)의 규모와 비중을 축소시킬 뿐만 아니라 노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구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고령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증가시켜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린다. 고령의 근로자들이 젊은층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인데 이마저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조선, 철강, 화학, 섬유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40대까지 올라가 있으며, 특히 생산직 부분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또한 노동력의 부족현상은 노인인구 부양에 대한 1인당 부담을 가중시키고 성장잠재력을 낮추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1990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10명이 넘는 생산인구가 1명의 노인을 부양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부담을 여러 사람으로 분산시킬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6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고 2060년에는 거의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추세이다.

 

                                       

 

             <생산가능인구 비중 전망 / 통계청>

 

2)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1988년 시행 당시 443만명에 불과하였으나 시행 15년 만인 2003년에는 1,707만명 가입자에 100조원의 적립금을 돌파하기도 하였으며 현재는 2,068만명이 가입되어 있다. 그러나 2008년부터 연금수급자가 약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지출이 일어나게 되었다. 국내외 연구기관마다 차이는 있으나 국민연금은 얼마 안가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 추정대로라면 기금으로 들어오는 금액보다 나가는 금액이 더 많아져 적자가 발생하는 첫 해가 2035년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적게 내고 많이 받아가는 연금의 구조는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더욱 부조리함이 드러나고 있다. 60세부터 연금을 수급한 이후 수급 기간이 길어지면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보험료율이 필수적으로 높아질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연도별 수급자 현황 / 국민연금관리공단>

 

건강보험의 경우에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OECD는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보건의료제도는 비용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증가하는 질높은 치료에 대한 요구에 대처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인구의 노령화로 인해 장기적인 치료와 의료혜택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으로써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더 큰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노인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의료비 지출도 급격하게 늘 전망이다. 의료비 생애주기설에 따르면 개인별 의료비 지출은 출생시 상당히 높은 수준에 달하다가 감소해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이후 가임여성들을 중심으로 청년기에 다소 상승하다가 40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70대 후반부터는 급속하게 증가한다. 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의료비가 급증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노인인구 1인당 진료비가 비노인인구 1인당 진료비의 3~4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의료비 지출금액을 전망하면 의료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연도별 국민의료비 전망 / 건강보험정책연구원>

  

3) 농촌붕괴 문제

전라남도는 2002년말에 노인인구 비중이 14.6%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전라남도는 노동인력 고갈로 일손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농촌은 붕괴 일보 직전이다. 그나마 농촌을 지키고 있는 노인들마저 고령화로 점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0~1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로 나타나는 노령화지수를 살펴보면 1992년 농촌의 노령화지수가 76.4% 였으나 2000년 들어서는 200%를 훌쩍 넘겼다. 끝없이 이어지는 탈농현상에 따라 노인들만 남은 농촌에는 이제 마을 이장을 맡을 사람도 찾기 힘들 정도이다.

 

 

 

 

 

고령화 시대의 대비

우리보다 일찍 고령화를 겪고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성장이 정체되고 젊은 사람들의 생산력으로 노인들의 복지비용으로 쓰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는다. 선진국 국민들의 삶의 질이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더욱 빠르게 더욱 큰 위기를 가지고 고령화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다. 고령화를 큰 부담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능동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고령화의 위기는 우리나라만 겪고 있는 고통이 아니다. 잘 준비된 나라에서는 고령화가 새로운 발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실버산업은 앞으로 큰 사회적 수요를 가진 산업이 될 것이다. 각종 복지 정책에 있어서도 차별화되고 안정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고령화를 축복으로 맞을 것인가, 시한폭탄으로 맞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국가와 사회와 개인이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고령화 쇼크 - 박동석 외 지음, 굿인포메이션

통계청 자료 : 장래인구 추계

국민연금공단 자료 : 국민연금 통계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 : 국민의료비 중장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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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oj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