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2020. 3. 18. 22:27

최근 저출산 현상과 이와 맞물린 고령화 현상이 국가적 위기로 주목받으면서 범정부적 차원의 저출산 정책이 수립되어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진행되고 있어 사회 전반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가족과 결혼,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부터 정보기술의 발달과 노동환경의 급속한 변화 등의 복잡적인 사회변동의 결과라는 점에서 쉽게 해법을 찾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남성에 비해 급격히 증대된 여성의 학력상승은 여성의 결혼관, 자녀에 대한 가치관, 여성의 권익향상과 개인주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결혼 이후 반드시 자녀를 갖겠다는 응답이 199178%를 넘었던 것이 2000년 조사에서는 58.1%로 급격히 감소하였으며, 2003년도에는 54.5%로 점차 응답률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3년 합계출산율이 대체수준인 2.1명 이하로 떨어지면서 저출산 단계에 진입하였고,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6년에는 1.24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저출산의 위기는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위기는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인구 구조의 불균형이고, 두 번째 위기는 미미한 출산율 상승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국가 행정에 있으며, 세 번째 위기는 저출산의 추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저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함께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인구구조의 불균형이 초래될 것이며 그 결과 노동공급의 감소, 노동생산성의 저하, 사회보장 지출의 중가, 사회보험 재정 고갈, 세입의 감소 등으로 한국사회는 큰 혼란을 겪을 것이다.

정부의 저출산문제 극복에 대한 의지는 20121월 사회보장기본법을 개정하면서 출산과 양육을 사회적 위험에 포함하여 자녀 출산과 양육을 국가가 사회보장 차원에서 지원해야 하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정책은 아이를 적게 낳는 사람들로 하여금 재정적인 지원을 해줌으로써 출산의지가 생기도록 장려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하지만 효과적인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하여 이러한 방향성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저출산 현상에 대한 보다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접근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여러 연구결과들과 저출산을 극복한 프랑스의 성공 사례는 저출산 현상의 해결 방법이 더 나은 제도와 정책에 달린 문제라기보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치관과 사회인식에 관한 관점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앞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접근에서는 저출산과 관련된 다양한 면들을 감안한 효과성있는 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경제적, 사회적 조건 등에 의하여 자녀양육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는 출산력이 크게 제한되므로, 자녀양육에 친화적인 직장문화와 직장구조, 그리고 가정 내 양성평등이 제고되도록 하는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녀의 출산이 필요한데, 사회 전반적인 지원이 없이 단순한 양육비용의 지원으로는 이러한 면을 변화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출산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의식을 바꾸어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면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무자녀 또는 한 자녀를 선호하는 가치관을 다자녀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가치관으로 바꾸려는 정책적 노력이다. 지나치게 높은 양육비용을 줄이고, 다출산의 장점에 대해서 알릴 수 있는 홍보 정책이나 교육이 필요하다. 결혼대상자들의 결혼의식을 높여나가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저출산시대에 대한 적응의 필요성에 주목하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출산율 상승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저출산 시대에 야기될 수 있는 노동력 부족 문제, 1인 가구주들의 복지 정책 등과 같은 적응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생산가능인구의 대체를 위해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사회에 잘 융합하여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서는 만혼대책 강화, 출생에 대한 사회책임 실현, 맞춤형 돌봄 확대 및 교육 개혁, 가정양립 사각지대 해소 등 실천전략이 수립되었는데 이는 보다 통합적 관점에서 저출산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와 문화,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지원 정책시행만으로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 출산과 양육을 둘러싼 비합리적 사회구조가 개선되고,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 속에서의 부모의 가치관 변화가 있을 때 점차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저출산 정책은 이러한 통합적 관점을 지지하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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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oj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