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2020. 3. 18. 22:49

개발윤리를 이야기 할 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동기로서의 개발 윤리.

ODA를 왜 하느냐 할 때 인도적 동기, 외교적 동기, 경제적 동기, 군사적 동기 등 각국은 각자가 다른 목적으로 ODA를 한다. ODA는 자국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정책이다. 따라서, ODA를 하는 동기는 국민의 동의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경제적·외교적·군사적 동기보다 인도적 동기는 자국민의 동의와 공감을 얻기 쉽지 않다. 그래서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인도적 동기를 말할지언정, 속내로는 치밀한 계산이 필요한 것이.

한국은 6.25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원조를 받았다. 우리는 그러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바탕으로 최빈국에서부터 1인당 GDP 28천 달러의 국가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야말로 지구촌 빈곤을 해결하기에 적합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기억하는 인도적 동기가 국민들에게 동의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이것도 순진한 생각, 그러나 적어도 대외적 홍보 효과, 국민들의 참여를 동기부여하기 위한 논리, 그리고 수원국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의미는 충분히 있을 것.)

두 번째는 과정으로서의 개발 윤리.

정책 계획, 시행, 평가에 있어서 투명성과 바른 전달 체계, 수원 대상 선정에 있어서 공정함, 객관적 평가와 같은 부분이다. 이러한 측면에서의 개발 윤리는 원조 효과성과 직결된다. 국제개발협력 분야 종사자는 단순히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가진 개발 엘리트가 아니라 윤리적 국제개발협력의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가치와 철학을 가진 헌신된 전문 인력이 아니면 수원국의 실질적인 개발 목적 달성을 충분히 이룰 수 없었음을 지금까지의 원조역사를 통해 우리는 경험했다.

 

한국의 ODA가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도 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차별성을 개발 윤리의 두 가지 측면, 동기적 측면과 과정적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파고들어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여전히 우리의 발전 노하우의 해외 공유 이야기만 되풀이하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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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oj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