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2020. 3. 18. 23:00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출산율이 줄어든 현대사회에서 자연히 노인의 수는 증가하며, 노인들에게 계속해서 일하도록 요구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는 그 속도가 유래없이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고, 그에 따라 사회 다방면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절실하다.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많은 정책이 필요하지만, 특히 노인의 소득 문제 및 노년기의 생활만족도 측면에서 일자리와 관련된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된다. 우리사회에서 노인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점차 가중됨과 동시에, 일하고자 하는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생명이 연장되는 것을 넘어서 어떠한 삶을 향유할 것인가에 대한 질적 측면에서의 노인 복지가 논의되면서, 노인 일자리 정책은 적절한 일자리를 창출·제공하여 노인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사회참여를 확대시키며, 소득을 보장하여 노후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노동시장은 이익창출과 생산성, 효율성을 중요시하고 있으므로 노인은 근로자로서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지게 되고, 노인이 지속적으로 일을 유지하면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는 실질적으로 증가하는 노인인구를 충분히 만족시키기에는 매우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하고자 하는 의사를 지닌 노인에게 알맞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개인적 차원이나 사회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2004년부터 노인의 보충적 소득보장 뿐만 아니라 건강증진 및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노인의 삶의 질을 개선할 목적으로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보호된 시장에서의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첫 번째는 노인의 경제적 필요를 채워주는 것으로, 노후의 보충적 소득보장을 통해 경제적 도움을 제공할 뿐 아니라 노인에 대한 가족 부양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개인의 일생 주기를 놓고 보면, 노년기는 소득이 감소하거나 없는 상태가 되는 반면 지출의 측면에서는 건강의 약화 및 질병으로 인해 의료비 지출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따라서, 퇴직 후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의 연금이나 자산이 준비되어 있지 못한 경우에는 재취업으로 근로소득을 얻어야하거나, 자녀에게 의존하게 되고, 가족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경제적 빈곤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노년기의 소득 원천은 다중적인 경우가 많다. 청년, 중년기에는 근로/사업 소득이 주 소득원인데 반해, 노년기에는 근로/사업 소득, 자산소득, 사적이전소득(자녀, 친척 등 지지망으로부터의 이전소득), 공적이전소득(연금, 생계급여 등) 등 다수의 소득원으로부터 소득을 얻게 된다. 대다수 노인들이 2-3개의 소득원을 가지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노인의 경우에는 경제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근로/사업 소득을 더욱 필요로 하게 된다. 노인 일자리 제공은 노인부양에 대한 사회적 비용절감과 국가경제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과제일 뿐만 아니라 노인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보충적 소득활동을 통해 경제적 도움을 받음은 물론, 가족부양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두 번째는 노인의 사회적 욕구를 채워주는 것으로, 이는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관계를 긍정적으로 가지며, ‘성공적 노화가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노동은 인간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서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노인은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감소하고 책임이 줄어들면서, 사회적 의무로부터 벗어남과 동시에 역할 상실로 인한 커다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노인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심리적 욕구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로부터 고립될 경우에는 자신의 삶에 대한 무력감을 겪게 된다. 따라서 노인이 사회적 욕구를 가지고 일하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인에게 이웃과 함께 교류하며, 가치있는 자원으로 활용되어 사회의 일익을 담당하는 노동은 매우 중요하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는 자기효능감과 자존감, 생활만족도,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근로 욕구를 가진 노인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있으며, 물질적 보상 및 지위 상승에 대한 욕심이 작으며, 조직의 규칙에 순응하고 협력하며,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으며, 성실하고 양심적이다. 이러한 욕구를 가지고 일자리를 희망하는 노인들이 생산적이고 건설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령화 사회를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퇴직하기 전의 노인은 그가 속한 집단에서 가장 많은 경험과 지식, 지혜를 가진 근로자였을 것이다. 노인 일자리가 노인의 강점에 주목하기보다, 약점에 주목하기 때문에 노인의 가치를 과소평가한 일자리를 만들고 그 틀 속에 노인을 맞추려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노인의 강점에 주목할 때,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노인이 우리 사회의 부담이기보다 우리 사회가 처한 다양한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앞으로의 시대는 늘어날 노인 인력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활용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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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oj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