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2020. 4. 2. 17:55

(1) 사회적 구성주의와 뉴스의 해석

사회적 구성주의는 객관적인 현실이란 주관적인 개인의 해석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기본가정을 가지고 있다. BergerLuckmann은 사회구성원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의해 현실이 구성되면 외재화와 객관화를 거쳐 사실성을 확보하고, 사실성이 확보된 현실은 내면화를 통해 의미가 인식된다고 했다. 사건의 외재화와 객관화는 신문기사에 의해 현실이 보도된 것이며, 내면화는 수용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구성주의는 신문기사를 수용하는 개인의 차이에 따라 언론이 제공하는 현실이 재구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역사와 문화적인 특성에 의존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Gamson은 뉴스의 이런 특성을 사람들이 주류 미디어에 의해 주어진 주제와 상호작용 하면서, 특정 방식으로 해석하도록 하는 이야기 구성방식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뉴스는 본질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고, 오히려 주관성이 개입되는 사회적 담론이라고 볼 수 있다.

뉴스를 사건에 대한 기록이라고 할 때 사실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보면 뉴스는 뉴스작성자가 인식한 현실에 관한 보고이거나 반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보고되고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현상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언론은 사회현상에서 특정 부분을 선택하여 강조하거나 축소, 배제하는 작업을 통해 중요한 부분만을 전달하고자 한다. 신문에서 다루어지는 내용들은 사회적 이슈들 중에서 언론사에 의해 뉴스가치가 있는 것으로 선택되어 현저하게 다루어진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사회기구로서 언론이 가지고 있는 뉴스가치 기준에 의해 일정한 사건들만이 선택되고, 또 그 의미들이 해석된다.

Entman은 기자들이 뉴스 속에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모든 정보를 다 담지 않고, 일부는 선택하여 강조하고 다른 부분은 삭제하거나 축소한다고 설명하면서 강조된 부분을 현저성(salience)이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현저성은 특정한 정보를 선택하여 강조하고 유의미하게 만들어 수용자들에게 기억할만한 것으로 만든다. 기억에 남을만한 정보로 만들어 중요성을 높이면 수신자가 정보를 기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저성이 드러나는 방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방식은 명시적인 방식으로, 문장 속에 특정 어휘를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수식어를 통해 강조하는 경우이다. 특정 어휘가 반복 사용되는 경우, 단순한 어휘의 반복이 아니라 문장 전체 의미와의 조합 속에서 해당 어휘가 문장을 주도하는 핵심 어휘로 자리 잡고 있을 때 현저성이 드러나게 되며, 문장 전체의 의미를 통해 강조된다. 두 번째 방식은 여러 문장의 행간 속에 녹아 있는 문맥을 통해서 드러난다. 명시적 강조가 직접적이라면, 이 방법은 간접적이고 내재적이다. 이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주체들의 상호관계와 하위 쟁점에 대한 입장 등 다양한 정보들을 엮어서 뉴스 속에 구성하게 된다.

(2) 뉴스 제작과 사회적 특성 반영

특정한 사회현상이 언론의 뉴스 담론이 되어 수용자들에게 전달되고 사회적 특성이 뉴스에 반영되는 과정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단계별로 살펴보면, 먼저 미디어는 세상의 수많은 이슈들 중에서 일부를 뉴스 대상으로서 선택과 배제를 하게 된다. 이때 미디어가 뉴스대상을 선택하는데는 미디어 조직, 규칙, 관습, 의례 등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째, 미디어는 선택된 이슈를 뉴스로 제작하게 된다. 여기에는 미디어 내부 요인(미디어 관행)과 외부 요인(사회 문화적 관행)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디어 내부 요인은 언론인의 내적 성향과 전문적 규범, 미디어 조직의 관행과 성향을 들 수 있다. 외부 요인은 사회, 문화, 경제, 정치적 가치, 미디어 간 경쟁, 정권 변화, 각종 이익집단 등이 있다. 이 과정에서 뉴스는 일차적으로 사회적 특성을 내포하게 된다. 셋째, 제작된 뉴스는 수용자에게 전달되고 수용자는 개인적 해석에 따라 재구성된 뉴스를 최종적인 현실로 인식하게 된다. 넷째, 해석된 뉴스에 투영된 가치가 수용자들이 해당 이슈에 대해 특정한 방향으로 판단하고 태도를 형성하여 집단행위로 옮겨지는 근거를 제공한다. 다섯째, 다양한 집단의 행위들은 다양한 형태와 경로로 언론매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디어 조직은 외부조직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뉴스를 구성하고, 이는 해당 이슈에 대한 사회적 특성을 포함한 피드백으로 기능한다. 여섯째,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면서 대중들에 의해 공유된 신념과 상식은 담론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뉴스는 특정 이슈를 다루거나 다루지 않을 선택권과 함께, 어떤 시각에서 다룰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을 가짐으로써 사회적 특성을 반영하게 된다.

(3) 뉴스의 객관성

뉴스가 객관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신문기사를 분석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에 대한 객관성이 보장되느냐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신문기사의 객관성은 저널리즘의 발전과정, 보도관행과 연관되어 있다.

저널리즘은 발전 과정 속에서 정파 저널리즘, 객관보도 저널리즘, 탐사보도 저널리즘, 공공 저널리즘, 온라인 저널리즘의 과정을 겪었다. 정파 저널리즘은 17세기 초기 근대신문이 정당이나 정치적 후견인들에 의해서 재정적 후원을 받던 시기에 출현했다. 이 시기에는 신문마다 자사에 재정적 지원을 해주는 정당이나 정치인의 입장을 반영하는 시각을 논조에 반영하였으며, 이후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광고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신문의 주 수입원이 광고주에 의해 이루어짐에 따라 대중들의 취향과 기호에 적합한 대중신문이 등장하였다. 광고를 수용하는 독자들을 더욱 확보하기 위하여 사실에 입각하여 실제로 일어난 일만을 전달하는 객관보도 저널리즘이 발전하였다. 하지만 사실에 입각한 뉴스를 강조하는 객관보도는 기자가 취재원에 의존하는 보도관행을 정착시켰으며, 결국 취재원이 제공하는 사실대로 뉴스가 만들어질 위험이 있었다. 또한 객관보도는 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이 약화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1970년대에는 보다 능동적이고 심층적인 취재방식을 채택한 보도 방식이 도입되었다. 다양한 취재원을 통해 심층적 정보를 취득한 뒤 기자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려 문제점을 발굴하고 고발하는 탐사보도 저널리즘이 생겨난 것이다. 1980년대에는 신문이 일반대중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공공의 목소리를 들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취지의 공공 저널리즘이 등장하였으며, 1990년대 이후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인터넷을 도구로 삼아 뉴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저널리즘이 나타났다.

신문의 뉴스보도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언론실무자들은 정보의 타당성, 정보제공자의 신뢰성을 검토하기 위한 관행을 가지고 있다. 기자들은 정보원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보다 정확한 사실을 알고 있는 정보 출처를 선택하며, 더 많은 사실을 수집함으로써 확보한 정보의 신뢰성을 검토하는 관행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 언론의 경우 객관적 보도의 정착은 1957년 신문편집인협회가 창립되면서 채택된 신문 윤리강령이 계기가 되었다. 이 때 제정된 윤리강령 제 3보도와 평론의 태도보도는 사실의 신속충실한 전달을 생명으로 하며, 따라서 출처 및 내용에 있어 보도의 가치가 확증될 수 있는 것에 한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오늘날의 독자는 신문내용을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신문의 객관성과 윤리성을 판단하며,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신문 제작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즉 신문기사에서 나타난 사회현상에 대한 특성은 언론사의 의견뿐만 아니라 수용자로서의 독자와 상호작용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Posted by Jooj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