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화 (덜)된 ENTP2020. 7. 28. 22:06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다.

불모지에서 조심스레 싹틔운, 작지만 중요한 한발의 전진이다.

 

 

최근에 생각했던 몇 가지 생각들을 나열해 보면,

 

1. 국제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도전해보기 시작했다. 학교를 떠나 오면서 어쩌면 마음 한 켠으로 접어둔, 그래서 10년 쯤 뒤에나 해외봉사단으로 파견받아서 하고자 했던 생각들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다시 꺼내놓게 된 것이다. 

인큐베이팅은 그 첫 시작으로서 내게는 큰 의미를 가진다. 솔직히는 이 단계에서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면 내가 몸담은 곳에서 국제개발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여기에서 시작을 할 수 있다면, 홀로서기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방식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매번 코치처럼 학생들을 지원하다가, 직접 선수로 뛰는 두근거림도 덤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은 명확했다. 인큐베이팅에 이은 본 사업, 그리고 그것과 병행하는 지방정부의 국제개발 기본계획, 사업 수행, 평가 사업들, 그리고 덩치를 키우고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본 사업을 1,2 건 더 수주하는 것. 본 사업 2건을 교차로 운영하고 지방정부 일을 연간 5건 정도 할 수 있으면 적어도 5,6명 정도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2. 국제개발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코이카나 대형 NGO 공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일자리가 1~3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지만, 신입 지원자가 그런 경력을 쌓을 기회는 너무나 드물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사업이 잘 되어 인력을 채용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채용 요건에서 경력을 빼기로 결심했다. 대신 해외 PM에 2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국내와 해외를 번갈아가면서 근무하되 내가 현지에 한 두달에 한번씩 가면서 관리하는 것으로 경력없음의 빈 자리를 메꿔보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 국내에 와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다. 

 

 

3. 또 한가지의 이슈는 국제개발 전공자와 국제개발에 뛰어든 섹터 전문가에 대한 것이다. 국제개발 관련 많은 일자리를 섹터전문가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 그렇다면 국제개발전공자가 설 수 있는 자리는 과연 어디이며, 어떤 차별성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섹터 전문성이든 지역 전문성이든 자신만의 무기를 하나쯤은 갈고 닦아야 한다고 늘 말해왔었다. 그러면서 국제개발전문가가 가져야 하는 장점으로 학습능력, 조정능력, 개도국 전문성 등 여러가지 것들을 얘기해왔지만, 결국은 나도 섹터(공공행정)에서 출발해서 국제개발에 진입하게 된 꼴이다. 나 스스로도 국제개발 전문가가 못 되어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은 그 길이 더 넓은가 보다. 그리고 결혼이나 육아 같은 생애 과제를 해결하기에는 나그네 삶보다는 섹터 전문가로 국내에서 생애과제를 해결하며 경험치를 쌓아두는게 더 나은 길인가 싶기도 하다.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한 발 또 내딛었다.

회사의 지원과 신뢰가 아직 짐스럽지 않고 감사하다.

오늘의 기록은 여기까지지만 다음에는 조금 더 도전적인 내용으로 채워지길 기대해본다. 암튼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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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ojaps